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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전통 건축에서 도출된 일본 디자인

행oIv 2020. 5.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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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게 겐조 [도쿄올림픽 메인스타디움, 기요미즈데라, 성모 마리아 성당]

 

 

 

앞서 일본 건축가 안도 타다오에 관해 알아보면서

일본 현대 건축에서는 일찌감치 일본적 가치가

실현되고 있었던 것을 살펴보았다.

 

일본적인 현대 건축에 대한 시도는

안도 타다오가 처음은 아니었다.

 

이미 그의 선배 건축가들이

일본의 독자적인 전통 건축으로부터

현대 건축의 가치를 끌어내고 있었다.

 

이러한 대표 건축가는 단게 겐조였다.

 

일본 도쿄에 있는 요요기 공원 옆에는

큰 건물이 하나 있는데,

이것이 바로 단게 겐조가 설계한 

올림픽 메인 스타디움이었다.

 

딱 봐도 일본 고건축 형태를

응용한 디자인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현대 건축임에도 불구하고

일본의 전통성이 깊게 표현되어 있는데,

이 건물이 세상에 선보이자마자

당대 최고 건축가 미스 반 데어 로에로부터 극찬을 듣게 된다.

 

흔히 전통을 따르면 국제 경향과는

반대일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이 건물을 보면 오히려 전통에 따라서

디자인했을 때 세계적인 시선을 끌고,

가치를 인정받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미스 반 데어 로에로부터 칭찬을 받은 이후로

단게 겐조는 일본의  건축가가 아니라

세계적인 모던 건축가로서 당당히 자리 잡는다.

 

 

 

12세기 후부터 일본 고건축은

막부 정치에 영향을 받아 권위적인 형태를 지향했다.

건물의 권위를 주기 위한 가장 쉬운 방식은

지붕을 과장하는 것이라서

일본 전통 건축을 보면 지붕이 굉장히 크다.

 

지붕이 크면 건물 지붕의 3차원 곡면이 압도적이고,

그것이 곧 일본 전통 건축의 이미지를 형성한다.

일본 교토에 있는 기요미즈데라 본당 건축이 그렇다.

 

단게 겐조가 설계한 도쿄의 성모 마리아 성당은

일본 고건축의 지붕 구조를 응용해서 디자인한 것이다.

 

금속성 재료를 쓴 것 외에는

고전 건축 지붕의 3차원 곡면의 느낌이 그대로 적용되어 있다.

이처럼

단게 겐조는 이미 오래전부터,

그것도 제작이 어려운 현대 건축에서

전통적인 조형성을 실현하고 있었다.

 

 

3차원 곡면이 강조된 단게 겐조의 성모마리아 성당

 

 

일본 나라에 있는 호류사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목조 건물로 알려져 있다.

기록에 의하면 이 절은 백제인들이

자금을 지원하고 신라의 장인 집단이

만들었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특히 탑의 비례를 보면 우리나라 고건축과 비슷해서

고대 우리 선조들의 손길을 느낄 수 있다.

우리 땅에서는 볼 수 없는 건축 물이기 때문에

볼수록 가슴이 아프지만,

기록에 의하면 백제나 경주 땅에도 탑과 절이 많았다고 한다.

 

호류사에 있는 건축물을 통해

우리나라 건축의 옛 모습을 상상해 보는 것도 좋다.

고건축물 중에서도 탑은 조형적이라서

나라나 교토에 있는 탑들을 보면 참 부럽다.

특히 탑에 아지랑이가 걸쳐지면 장관이다.

 

고건축에 관심이 많았던 단게 겐조가

탑을 지나칠 수는 없었을 것이다.

그는 탑의 구조를 응용하여 빌딩을 디자인하기도 했다.

철골과 시멘트로 만들어진 빌딩은 틀림없는데,

건물의 디테일을 보면 일본의 탑 구조를

응용했음을 확실하게 알 수 있다.

 

비슷한 시기에 우리나라에서는

당대 서양의 유행만을 좇아 초가집을 밀어 버리고

독일식, 미국식 빌딩을 높게

올렸던 것과는 확연히 다르게 접근하고 있다.

 

일본 건축의 중심에서 활약했던 건축가들은

오래전부터 전통을 기반으로 하는

현대 건축관을 확실히 잡았다.

건축의 거장들이 앞서 자기중심을 분명히 잡고 있었다.

안도 타다오 같은 건축가들은

선배 건축가들이 세워놓은 건축적 전통에서 나왔다.

 

 

일본 동대사는 세계에서 가장 큰 목조 건물로 알려져 있다.

동대사의 남대문을 보면 큰 목조 구조물이 눈에 띈다.

건물이 크기 때문에 일반 눈높이에서는

지붕보다 건물의 나무 구조가 먼저 눈에 들어온다.

일본 고건축들은 대체로

규모가 커서 우리나라와는 달리

지붕보다 나무 구조물들이 시각적으로 더 익숙하다.

 

동경대학교 건축과 교수인 건축가 쿠마 켄고의 건축을 보면

일본 고건축의 목조 구조를 현대적으로 추상화하여

표현했음을 알 수 있다.

비록 기와를 씌우지 않은 모습이지만

일본 고건축이 가지고 있는 목조 구조를 암시하는

시각적인 힘이 강한 건축물이다.

단게 겐조의 건축은 주로 일본 고건축 형태를

차용한 경우가 많지만

쿠마 겐고는

고건축의 이미지를 한 번 더 추상화하여

표현하는 것이 특이하다.

전통을 반영했지만 좀 더 현대적인 이미지로

업그레이드되었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일본 현대 건축에서는

이렇게 자신들의 전통적인 건축 스타일을

현대적인 조형 언어로 승화시키면서

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볼 수 없는 새로운 스타일을 만들어왔다.

특이한 것은 서양 건축이 다양한 양식으로

변화한 흔적들이 일본 건축에서는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오히려 그런 서양의 흐름과는 별도로 일본 건축만의

독특한 가치들을 중심으로 발전한 것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일본 건축의 흐름이 역으로 서양 건축에 영향을

미치는 수준에 이르고 있다.

공간을 중심으로 하는 건축뿐 아니라

목조 구조를 추상화한 건축들도

다른 문화권에  많은 영향을 미치면서

일본 건축은 언제부터인가

하나의 독립적인 건축 장르로 국제화되는 느낌이다.

 

 

 

                                                                                                  '끌리는 디자인의 비밀' 내용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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